하이큐의 제왕 카게야마가 프로젝트를 맡는다면?
깨움단에 적용할만한 방향성은 무엇일까

고집쟁이와 누구든 맞춰주는 사람. 당신은 어느쪽인가요?
하이큐라는 만화를 보면 카게야마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세터로서 굉장한 자질을 갖추었고, 중학교때부터 천재라고 불리우는 선수였습니다. 세터는 스파이커에게 공을 토스해 줌으로써,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사람인데, 세터의 토스로 팀원은 공을 치는 스파이커가 되기도 하고, 미끼가 되기도 합니다. 세터는 공격권을 배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경기 내 영향력이 가장 높은 포지션 중 하나이죠. 그래서 세터의 성향에 따라 팀의 성향도 많이 좌우됩니다. 카게야마는 본인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는 제왕적 성격의 세터로, 중학교때는 제왕이라고 불리기도 했죠. 하지만 이 제왕이라는 뜻이 꼭 좋은 뜻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자기 위주로만 플레이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그의 중학교 선배이자, 라이벌 팀 소속인 오이카와는 팀원을 살려 게임을 운영한다는 신념을 가진 세터입니다. 오이카와의 신념은 “팀원의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하게 해주는 것”. 오이카와도 카게야마의 기술적인 스킬은 본인보다 낫다고 인정 하지만, 기술을 제외한 다른 모든 부분은 본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즉 팀을 이기게 하는 것은 오이카와라는 말이 됩니다. 왜냐하면 오이카와는 팀원들 전체의 능력을 키워주니까요. 이 둘은 라이벌이면서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캐릭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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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이야기를 꺼낸 것은 바로 오늘의 주제가 “프로젝트의 방향성”이기 때문입니다. 언뜻 상관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카게야마라는 캐릭터를 보면 우리가 프로젝트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그 답이 보입니다.
첫번째 함정 - 코트의 제왕
카게야마는 중학교 시절 팀원들이 자신의 의도대로 행동하지 않을 경우 바로 그 앞에서 면박을 줍니다. 자신의 완벽한 토스는 자신이 계산한 의도대로 뿌려졌기 때문에, 그 계산을 이해하지 못한 팀원이 잘못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 어디서 많이 겪어보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우리는 프로젝트를 할 때 이런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로직이 완벽하다는 이유로 나머지는 그냥 따라만 오라고 하는 그런 제왕적 리더십을 가진 이들을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방향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 방향으로 사람들을 끌고 갔는데 결과가 좋다면 그 사람은 능력자로 취급 받습니다.
문제는 그 방향이 틀렸을 때입니다. 카게야마의 끝은 팀원들의 외면이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결승전 당시, 그의 독선적인 플레이로 인해 지쳐버린 팀원들은 결국 카게야마의 토스를 받아치지 않습니다. 결국 카게야마는 벤치로 가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죠. 그 후 얻게된 코트 위의 제왕이라는 별명은 그의 뛰어난 실력보다는 코트 위에서 군림하려는 그의 성격이 반영된 별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 사건 이후 카게야마는 왕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죠.
사실 프로젝트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이 독선적으로 자신의 논리만 남에게 주입한다면 더 이상 그 프로젝트는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아니게 됩니다. 사실 인간은 혼자서는 그렇게 뛰어난 동물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함으로써 더욱 더 성장해나갑니다. 메시가 없었으면, 호날두가 그렇게까지 위대한 선수가 되었을까요?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 정도 위상의 선수는 안 되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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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함정 - 누구에게나 맞춰주는 사람
정반대의 사람을 한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세터인데 주관없이 남이 달라고 하는대로 주기만 하는 세터가 있습니다. 기준은? 없습니다. 가끔은 먼저 달라고 하는 사람한테 토스를 하기도 하고, 가끔은 목소리 큰 사람한테 토스를 주기도 합니다. 경기 전반적인 내용을 살피지도 않고, 아무 기준도 없고. 이런 사람은 과연 세터로서의 자격이 있는걸까요?
프로젝트 리더 중에도 분명 이런 사람이 있을겁니다. 들어오는 피드백을 곧이곧대로 반영하는 사람. 이들은 자기의 생각이란게 없는지, 누군가의 피드백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방향이 매일매일 바뀝니다. 어쩌면 프로젝트 리더지만 권한이 없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습니다. 프로젝트 리더 위의 누군가(아마 대표겠죠) 명령을 그렇게 내리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하는 경우가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설득하는 것도 프로젝트 리더의 능력이겠죠.(매우 어려운 일일 겁니다)
독선적인 리더십의 방향은 일방적인 방향인데 반해, 우유부단 리더십의 방향은 우왕좌왕입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맞냐고 물어본다면, 둘 다 맞지 않습니다.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제왕도 안되고, 우유부단도 안된다면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까요?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오이카와를 언급한 이유이기도 한데, 오이카와도 애니를 보면 독선적인 인물이 아닌가라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아마 그건 캐릭터의 성격 때문인 것 같은데, 오이카와는 다른 사람 말을 잘 안 들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을 돋보이게 만드는 캐릭터입니다.
오이카와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제왕적 리더십이라고 알고있는 인물들 역시 고집불통의 성격만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이 메타인지가 빠르고, 누군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면 바로 그 부분을 고칩니다. 자신만의 캐릭터는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그게 안되는 사람, 즉 중학교 시절의 카게야마처럼 실력은 있지만 자기 인지가 안되는 사람들은 그 실력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되죠. 하지만 카게야마도 고등학교로 들어온 후 변화하게 됩니다. 팀원들에게 자신의 토스 구질을 물어보고 의견을 물어보며 자신도 성장하고 팀원도 성장시키는 캐릭터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오이카와가 카게야마에게 그렇게 외쳐대던 메아리가 드디어 울려 퍼지는 순간인거죠.
사실 말은 쉬워보이지만, 그렇게 잘 안되니까 인간이겠지요. 하지만 자기 방향성을 지키면서, 상대의 의도를 알아차리는 건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강한 방향성을 가지지만 경청하는 습관이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일테니까요.
오늘의 피드백
저는 요즘 친구들끼리 서로 아침을 깨워줄 수 있는 알람앱을 만들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베타를 돌리고 있는데, 오늘 엄청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그룹방을 만들면 개별 알람이 설정되어있고, 스누즈 버튼을 많이 누른 사람이 시즌이 종료되면 꼴찌가 되어 밥을 사는 컨셉의 알람앱입니다.
근데 한 베타테스터가 도대체 친구를 어떻게 깨우는거냐?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컨셉 자체가 아침에 함께 일어나는 알람인데, 그룹방에 있는 친구는 어떻게 깨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친구를 직접적으로 깨우기 보다는, 스누즈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포인트가 적립되니, 간접적으로 깨우는 시스템이다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베타테스터는 그럼 도대체 왜 쓰는지 모르겠다며, 그룹방에서 알림을 하나로 통일해서 사람들을 깨워주는게 맞는게 아니냐고 묻더군요. 사실 그 말이 틀린건 아닙니다. 지금 형태의 그룹방은 사람들을 흡입하는 요소가 적은건 분명했으니까요.
저는 좋은 아이디어이긴 한데, 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렇게 할 경우 “사람마다 기상 시간이 모두 다르니, 그룹방에서 포인트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앱의 방향성이다”라고 말을 해주었죠. 그 이후로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며 마무리를 지었지만, 저의 방향성은 확실히 대중성이라는 키워드가 부족해보였습니다.
그래서 현 방향성을 유지하되, 어떤 식으로 하면 대중성과 재미라는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았죠.
다음 글은 이 개선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개선안이 궁금하신 분은 베타테스터 신청 해주세요.
매일 아침, 친구와 함께 일어나봐요. 스누즈하면 내 점수가 깍이고, 시즌이 끝나면 꼴찌가 밥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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